<비마이너> 전장연 활동가 240명, 지하철 탑승 금지 11시간째… 인권위 현장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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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01-03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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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연 활동가 240명, 지하철 탑승 금지 11시간째… 인권위 현장 조사
기자명 하민지 기자
입력 2023.01.02. 19:35
오도가도 못하고 삼각지역에 11시간째 고립
서울교통공사·경찰, 폭력적 진압… 활동가 병원 이송
전동휠체어 전원 끄고, 컨트롤러 파손하기까지
인권위 조사관 현장 방문, 장애인차별 조사 진행
전장연 “시민권 열차 탈 수 있을 때까지 버틸 것”
서울시·서울교통공사(아래 공사)·경찰의 강경 대응으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의 48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투쟁이 유보된 가운데, 휠체어 이용자 90명 등 전장연 활동가 240여 명이 오전 8시부터 11시간째(2일 오후 7시 기준) 삼각지역에 고립돼 있다. 전장연은 서울중앙지방법원의 조정안대로 열차 지연 시간이 5분이 넘지 않도록 선전전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으나, 활동가들은 선전전은커녕 열차 문 앞에도 갈 수 없었다. 방패로 무장한 경찰 병력 수백 명이 탑승을 저지했기 때문이다. 활동가들은 1-1칸부터 4-4칸까지 문 앞에 늘어서 있었다. 이들은 열차가 올 때마다 “장애인도 지하철에 타게 해 달라”, “장애인도 탑승시켜 달라”라고 울부짖으며 한목소리로 외쳤으나 탑승은 허용되지 않았다. 또한 이날 무정차 통과는 세 번 있었다. 오후 3시 2분, 5시 24분과 38분에 열차는 서지 않고 삼각지역을 그냥 지나쳤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휠체어에서 내려와 기어서라도 열차에 타려 했다. 경찰의 방패와 다리 사이를 기어서 열차 안으로 진입하려 했으나 이조차도 제지당했다. 박 대표는 삼각지역 바닥에 누워 “장애인도 시민이다. 장애인은 왜 지하철에 탈 수 없나? 장애인을 태워라! 장애인을 태워라!”라며 울분을 토하듯 소리 질렀다. 이처럼 공사와 경찰이 전장연 활동가의 탑승을 금지하는 과정에서 폭력적 진압이 이어졌다. 천정민 에바다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는 뒤로 넘어져 머리를 부딪혀 119 구급차를 타고 급히 병원으로 이송됐다. 유진우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는 경찰관에게 얼굴을 주먹으로 가격당했다. 또한 경찰은 고의로 전동휠체어 전원을 꺼버리고, 컨트롤러 자체를 부숴버리기도 했다. 이 때문에 휠체어 이용 장애인은 휠체어가 고장 나 움직이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삼각지역장은 이런 상황은 보지 않은 채 “여러분(전장연)은 강제퇴거 대상이다. 당장 역사 밖으로 퇴거하라”며 똑같은 안내방송을 수백 번 반복했다.
전장연은 11시간째 삼각지역에 고립돼 폭력적 진압을 당하고 있는 상황을 국가인권위원회(아래 인권위)에 긴급 진정했다. 이에 장애차별조사과 조사관은 오후 6시 30분경, 삼각지역에 방문해 현장 조사를 했다. 김성연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사무국장은 “휠체어 이용 장애인의 이동이 어렵다는 걸 알고, 이런 약점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시위를 진압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휠체어는 장애인의 신체 일부다. 휠체어 파손은 장애인의 신체가 억압당하고 훼손당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당초 전장연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삼각지역에서 장애인권리예산 쟁취를 위한 신년 결의대회를 열고 253차 지하철 선전전, 우동민 열사 추모제를 하며 1박 2일 농성을 벌일 예정이었다. 그러나 열차 탑승 자체를 저지당하면서 결의대회와 선전전은 진행하지 못했다. 전장연 활동가 240여 명은 7시 현재 승강장에서 우동민 열사 12주기 추모제를 열며 이곳에서 1박 농성을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