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뉴스] 2024년에도 놓여진 발달장애인 가정 참사를 기리는 국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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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02-07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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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에도 놓여진 발달장애인 가정 참사를 기리는 국화
언론을 통해 2022년 10건·2023년 8건 보도된 발달장애인 가정의 죽음
수년째 끊임없이 발생하는 발달장애인 가정 참사 “국가가 책임져라”
기자명 백민 기자 입력 2024.02.06 14:49
6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앞. 이달 2일 발생한 발달장애인 가정 참사의 가족들을 추모하기 위한 추모제가 열렸다. 올해도 발생하고 만 발달장애인 가정의 참사에 추모제에 참여한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은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발달장애인 가정의 참사는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2022년에는 언론을 통해 발달장애인 참사가 10건이 보도됐고, 2023년 언론에 보도된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죽음만 8건에 이른다. 지난 2일에도 발달장애인 가정의 참사가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서울시에 거주하는 한 아버지가 10살 뇌병변·발달 중복 장애를 가진 자녀를 숨지게 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장애인 부모들로 구성된 전국장애인부모연대(이하 부모연대)는 이러한 현실을 개선하고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이 지역사회에서 안전하게 살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 수년째 투쟁해왔다. 지난 2018년 4월에는 삭발, 삼보일배, 천막농성 등 치열한 투쟁을 통해 ‘제1차 발달장애인 생애주기별 종합대책’을 견인했고, 2022년 4월, 557명의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들의 삭발과 단식투쟁으로 21대 국회에서 가장 많은 수의 동의로 ‘발달장애인 참사 대책 특별 결의안’이 통과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6월에는 ‘발달장애인 전 생애 권리기반 지원체계 구축’을 촉구하며 서울 용산역 앞 잔디광장 도로에서부터 대통령 집무실을 향해 두 시간이 넘는 오체투지를 벌였다. 여기에 중앙정부뿐 아니라 각 지자체에도 이 절실한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같은해 11월 15일 제주를 시작으로 경남, 부산, 울산, 경북, 대구 등 전국 11개 광역시도를 순회하며 오체투지를 전개했다.
추모제가 시작될 때부터 붉어진 얼굴로 눈물을 감추지 못했던 부모연대 서울지부 김남연 대표는 자신의 심정을 눈물로 성토했다. “추모제를 시작하면서부터 계속 눈물이 나옵니다. 우리는 귀한 자녀들과 세상을 함께 살아가고자 너무도 노력하고 있는데 이렇게 비극적인 일이 계속 일어나고 2024년에도 세상은 변하지 않고 있습니다. 여전히 부모가 세상을 떠나면 아이들이 길바닥에 나앉을까 봐, 시설에서 인권침해를 당할까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국가는 아이를 더 낳으라고 말하기 전에 현재 태어난 아이들부터 지켜주십시오. 도대체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왜 국가는 지금도 계속되는 이 죽음을 막지 못하는 겁니까!” 마음이 너무 참담해 그 마음을 전부 전하지 못할까 걱정돼 할 말을 글로 적어왔다는 발달장애인 부모 최수미 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지난해 우리는 더는 발달장애인 자녀를 살해하고 그 부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참사를 멈춰달라고 외치며 용산 아스팔트를 기었습니다. 하지만 국가는 대답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 결과 발달장애인 가족은 국가 지원체계 공백 안에서 이렇게 비극적인 선택을 계속해서 이어오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발달장애 자녀를 안 낳아야 하는데 낳은 게 죄라고 말을 합니다. 정말 참담합니다. 우리가 정말 죄인이라서 그러는 걸까요. 드라마 속 우영우는 우리 사회에서 그렇게 뜨겁게 응원했었는데 현실의 우리 발달장애 자녀들은 발붙일 곳이 없는 것 같습니다.”
추모제에 참여한 발달장애인 당사자들도 한 마디씩 자신의 심정을 전했다. “다음부터 이런일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슬퍼요... 이런 상황이 오지 안 왔으면 좋겠어요. 다 같이 힘냈으면 좋겠어요.” 특히 “부모님들 힘내세요.”라는 한 자녀의 말에 현장에 모인 발달장애인 부모들은 울컥하며 박수를 보냈다. 부모연대 윤종술 대표는 “매년 발달장애인 가정 참사가 일어나고 있다. 어제, 오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사회는 사각지대의 사회적 참사가 한 건만 일어나도 국가가 나서서 난리다. 새로운 법도 만든다. 그런데 유독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들의 참사에는 국가가 나서지 않는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어 “우리 사회나 너무 가혹하다. 정치가 너무 엉망이다. 이제 울분 정도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바꿔야 한다. 아름다운 세상이 오길 기다리기에는 시간이 너무나 촉박하다. 우리 함께 그 세상을 만들어나가는데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외쳤다. 김남연 서울지부 대표는 “약자와의 동행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서울시는 2024년에도 발달장애인 예산 삭감을 삭감했다.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 증액분조차 잘라냈다”며, “계속되는 발달장애인 가정 참사에 국가와 서울시는 입을 다물고 있다” 울분을 토했다. 이어 “반복되는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죽음. 그 사회적 타살로 희생당한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을 추모하며 우리는 계속 해서 투쟁해 나갈 것을 선언한다. 국가와 서울시에 면담을 요청하고 이런 사회적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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